안녕하세요. 이재영입니다. 지금은 동문 선배님들과 함께 경기도 광주의 성모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처음 투고를 제안 받고 교수님들과 동기, 선후배님들의 도움으로 비교적 순탄하게 수련 생활을 마쳤다고 생각하는 저에게는 뭔가 거창한 느낌이 들어 약간의 부담감과 부끄러움도 들었지만, 다시금 이전의 시간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받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은데, 돌이켜보니 아직도 엊그제 일만 같습니다. 내가 할 수 있을지 걱정만 하다 뒤늦게서야, 잔뜩 힘이 들어가서 보냈던 인턴 생활. 지원 후에 그저 시켜만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간절했던 시간들. 꿈만 같았던 합격 소식을 보고 믿기지 않으면서도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던 순간. 그 때 합격시켜 주신 교수님들 덕분에 지금 이렇게 꿈꾸던 일을 하면서 생활할 수 있음에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때의 절실함을 기억하며 현재에서 새삼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련 생활 동안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퇴국 후에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교수님들과 선배님들의 애정과 뜻을 이제야 이해하고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진 않았을지에 대한 후회가 생길 때가 있습니다. 4년의 의국 생활 동안에 몸으로 익힌 것들이 지금 제가 일할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교수님들께 배웠던 여러가지 것들이 제 일을 함에 있어 나침반이 되고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체득한 교수님들의 말씀들이 떠오르며 정신을 차리게 될 때도 있습니다. 막막할 때는 전공의 시절의 배움과 경험들을 떠올리면서 자신감을 갖고 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나고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은 함께 지낸 의국 식구들입니다. 많은 부분에서 모자람이 있던 저를 지켜봐 주시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셔서 지금까지 별탈 없이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삶의 가장 중요한 시간에 좋은 사람들이 옆에 계셔 주셨음에 가장 감사한 마음입니다. 돌이켜보며 떠오르는 기억들은 하나 하나 기쁜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의국 안팎에서 선생님이자 가족이었습니다. 함께 수련 시간을 보낸 의국 선후배님들을 통해서 많이 느끼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음에 이번 기회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도 의국 선배님들과 함께 일을 하고 지내며, 여전히 제 삶에 의국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 새삼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 만큼 의국에 누가 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끼게 됩니다. 선배님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후배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더 성장해나가보겠습니다.
늘 무탈하고 평안한 하루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2.11 이재영
